님이 오마 하거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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브로콜리너마저 (Broccoli, you too?) - 공업탑 (Gong-Eop-Top)


3월 26일 토요일
울산까지 왔다.
브로콜리 너마저의 콘서트가 있어서.
오늘의 클라이맥스는 울산 답게 공업탑이었고 덕원님의 컨디션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아 걱정스러웠다.
공연을 다 보고 저녁을 먹으러 20여분을 걷다 보니 학생들이 많은 번화가로 내려왔다.
아침에 먹은 토스트가 첫 끼이자 마지막이라 무척이나 배가 고팠다.
먹고 싶었던 즉석떡볶이집에는 여성분들이나 커플이 듬성듬성 있었다.
희재가 있었다면 별 고민 없이 들어갔을 텐데 오랜만에 외식으로 혼밥을 하려니 어색해서 기웃기웃 가게 앞을 서성이다 발길을 돌렸다.
같은 곳을 돌고 또 돌아 결국 혼자 갈만한 프랜차이즈 버거집을 찾았다. 익숙했고 마음이 편했다.
그렇게 햄버거 하나를 뚝딱하고 나와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렸다.
정류장에는 나와 나이 차이가 있는 고등학생, 대학 신입생 같은 친구들이 유난히 많았다
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번화가를 가면 같은 또래나 무리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, 나는 점점 그들과 떨어진 객체가 되어간다는 느낌을 종종 받았고 오늘 또 한 번 느꼈다. 그렇게 나이 들어감에 대해 짧게 생각했다.
버스에 올라타 맨 앞자리 버스기사님과 나란히 앞을 보게 앉았다
정류장마다 사람들이 올라타는데 그렇게 한 여대생이 버스를 탔다.
창밖에는 노란 머리 남자가 버스에 바짝 붙어 방금 탄 여자를 바라본다.
눈빛. 반짝반짝하고 아련한 사랑의 눈을 하고 있었다. 눈이 마주치면 서로 손을 흔든다. 
희재를 바래다준 공항에서 내 눈빛도 저랬을까.
오늘 공연장과 번화가, 버스에서도 커플들이 북적이는 하루에 나는 선우정아의 동거를 들으며 희재를 그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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